2) 블록체인이란? - 암호화폐를 가능하게 하는 핵심 기술
지난 글에서 코인(암호화폐)의 기본 개념에 대해 알아봤죠? 그 글에서 계속 등장했던 단어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블록체인(Blockchain)이에요.
“블록체인이 뭐길래 암호화폐를 가능하게 한다는 거야?”라고 궁금하셨을 텐데요. 오늘은 이 블록체인에 대해 파헤쳐보려고 합니다.
사실 블록체인은 암호화폐보다 먼저 이해해야 할 기술입니다. 블록체인을 이해하면 코인이 왜 안전한지, 왜 혁신적인지가 확 와닿거든요. 어려울 것 같지만 최대한 쉽게 설명해드릴게요!
블록체인, 쉽게 말하면?
블록체인을 한 문장으로 정의하면 이렇습니다.
“여러 사람이 함께 관리하는, 수정이 불가능한 거래 장부”
은행의 거래 장부를 떠올려보세요. 제가 친구에게 10만 원을 송금하면, 은행 서버에 “A가 B에게 10만 원을 보냈다”는 기록이 남죠. 이 장부는 은행만 가지고 있고, 은행만 관리합니다.
반면 블록체인은 이 장부를 여러 사람이 동시에 복사본으로 가지고 있고, 모두가 함께 관리합니다. 그리고 한번 기록된 내용은 절대로 지우거나 수정할 수 없어요.
“그게 왜 좋은 건데?”라고 물으실 수 있는데요. 장점이 엄청 많습니다!
- 은행 같은 중개자가 필요 없어요
- 해킹이 거의 불가능해요 (모든 사람의 장부를 동시에 조작해야 하니까요)
- 거래 기록이 투명하게 공개돼요
- 24시간 365일 작동해요
블록체인의 구조 - 왜 ‘블록’과 ‘체인’인가?
블록체인이라는 이름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말 그대로 블록(Block)들이 체인(Chain)처럼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에요.
블록(Block)이란?
블록은 거래 정보를 담은 상자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각 블록 안에는:
- 거래 데이터: 누가 누구에게 얼마를 보냈는지 등의 정보
- 타임스탬프: 이 블록이 언제 만들어졌는지
- 이전 블록의 해시값: 이전 블록과 연결되는 고유한 암호 코드
- 현재 블록의 해시값: 이 블록의 고유한 암호 코드
이런 정보들이 들어있습니다.
체인(Chain)으로 연결된다는 의미
각 블록은 이전 블록의 정보를 가지고 있어서, 마치 체인처럼 쭉 연결되어 있습니다.
블록1 → 블록2 → 블록3 → 블록4 → …
이렇게 연결되는 거죠. 그리고 중요한 건, 중간에 있는 블록을 수정하면 그 뒤의 모든 블록이 영향을 받는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블록2의 내용을 바꾸려고 시도하면, 블록2의 해시값이 변합니다. 그러면 블록3에 저장된 “이전 블록의 해시값”과 맞지 않게 되죠. 그럼 블록3도 수정해야 하고, 블록4도, 블록5도… 모든 블록을 다 바꿔야 합니다.
그런데 이 작업을 전 세계 수천, 수만 개의 컴퓨터에서 동시에 해야 해요. 사실상 불가능한 거죠. 이게 바로 블록체인이 위조와 변조가 불가능한 이유입니다!
블록체인의 작동 원리
그럼 블록체인이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 단계별로 알아볼까요?
1단계: 거래 발생
제가 친구에게 1 비트코인을 보낸다고 가정해봅시다. 이 거래 요청이 네트워크에 전송됩니다.
2단계: 검증
전 세계에 분산되어 있는 노드(Node)들이 이 거래가 유효한지 검증합니다. 노드는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컴퓨터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검증 내용은:
- 제가 정말 1 비트코인을 가지고 있는가?
- 거래 서명이 올바른가?
- 이중 지불은 아닌가? (같은 돈을 두 번 쓰려고 하는 건 아닌가?)
3단계: 블록 생성
검증이 완료된 거래들을 모아서 새로운 블록을 만듭니다. 이 과정에서 채굴자(Miner)들이 복잡한 수학 문제를 풀게 됩니다.
비트코인의 경우, 이 수학 문제는 엄청나게 어려워서 전 세계 채굴자들이 슈퍼컴퓨터로 경쟁합니다. 가장 먼저 문제를 푼 채굴자가 새 블록을 추가할 권리를 얻고, 보상으로 비트코인을 받아요.
4단계: 블록 추가
새로운 블록이 체인에 추가됩니다. 이 블록은 모든 노드에 복사되어 전파됩니다.
5단계: 거래 완료
블록이 체인에 추가되면 거래가 최종 완료됩니다. 제 친구는 1 비트코인을 받았고, 이 기록은 영원히 블록체인에 남습니다.
비트코인의 경우 이 전체 과정이 평균 10분 정도 걸립니다. 생각보다 빠르죠?
블록체인의 핵심 특징
블록체인이 혁신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은 특징들 때문입니다.
1. 탈중앙화 (Decentralization)
가장 중요한 특징입니다. 기존 시스템은 중앙 서버나 기관이 모든 걸 관리했죠. 은행, 정부, 기업 등이요.
블록체인은 중앙 관리자 없이 네트워크 참여자 모두가 함께 관리합니다. 이를 P2P(Peer-to-Peer) 방식이라고 해요.
이게 왜 좋은가요?
- 단일 실패 지점이 없어요 (서버 하나가 다운돼도 전체 시스템은 계속 작동)
- 특정 기관이 독점적으로 통제할 수 없어요
- 검열이 어려워요
2. 투명성 (Transparency)
모든 거래 기록이 공개되어 있습니다. 누구나 블록체인 탐색기(Block Explorer)를 통해 거래 내역을 확인할 수 있어요.
“그럼 내 거래 내역이 다 공개되는 거야?”라고 걱정하실 수 있는데, 걱정 마세요. 거래 기록은 보이지만, 누가 거래했는지는 익명입니다. 실명 대신 복잡한 문자열로 된 주소만 표시되거든요.
3. 불변성 (Immutability)
한번 기록된 데이터는 수정이나 삭제가 불가능합니다. 앞서 설명했듯이, 하나의 블록을 수정하려면 그 뒤의 모든 블록을 다 수정해야 하는데, 이게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에요.
이 특징 덕분에 블록체인은 신뢰할 수 있는 기록 시스템이 됩니다.
4. 보안성 (Security)
블록체인은 여러 겹의 보안 장치가 있습니다:
- 암호화: 모든 거래는 암호화되어 있어요
- 분산 저장: 데이터가 수천, 수만 개의 컴퓨터에 분산 저장돼요
- 합의 알고리즘: 대다수가 동의해야만 거래가 승인돼요
해킹을 하려면 전 세계에 분산된 컴퓨터의 51% 이상을 동시에 해킹해야 하는데, 비용이 어마어마하게 들어서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합의 알고리즘 - 어떻게 합의를 이룰까?
블록체인에서 정말 중요한 개념이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합의 알고리즘(Consensus Algorithm)이에요.
수천 명이 동시에 장부를 관리하면 의견이 다를 수 있잖아요? “이게 맞는 거래야” “아니야, 저게 맞아” 이렇게 말이죠. 그럼 어떻게 하나의 버전으로 합의할까요?
작업 증명 (Proof of Work, PoW)
비트코인이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채굴자들이 복잡한 수학 문제를 풀고, 가장 먼저 푼 사람의 블록을 인정하는 거예요.
장점:
- 매우 안전해요
- 검증된 방식이에요
단점:
- 전기를 엄청나게 많이 써요
- 느려요 (비트코인은 초당 약 7건의 거래만 처리 가능)
지분 증명 (Proof of Stake, PoS)
이더리움이 최근에 전환한 방식입니다. 코인을 많이 가진(지분이 큰) 사람에게 블록 생성 권한을 주는 거예요.
장점:
- 전기를 훨씬 적게 써요
- 빨라요
단점:
- 부자가 더 유리해요
- 상대적으로 새로운 방식이라 검증이 덜 됐어요
이 외에도 여러 가지 합의 알고리즘이 있지만, 이 두 가지가 가장 대표적입니다.
블록체인의 종류
블록체인도 종류가 있다는 거 아셨나요?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어요.
1. 퍼블릭 블록체인 (Public Blockchain)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완전히 개방된 블록체인입니다.
예시: 비트코인, 이더리움
특징:
- 완전한 탈중앙화
- 누구나 거래 기록 조회 가능
- 누구나 노드를 운영하고 채굴에 참여 가능
2. 프라이빗 블록체인 (Private Blockchain)
허가받은 사람만 참여할 수 있는 폐쇄형 블록체인입니다.
예시: 기업 내부 블록체인, 금융기관의 블록체인
특징:
- 제한적 접근
- 빠른 거래 속도
- 프라이버시 보호
3. 컨소시엄 블록체인 (Consortium Blockchain)
여러 조직이 함께 관리하는 반개방형 블록체인입니다.
예시: 은행 연합체의 블록체인
특징:
- 선택된 조직들만 참여
- 퍼블릭과 프라이빗의 중간 형태
- 실무적으로 많이 사용됨
블록체인의 실생활 활용 사례
“블록체인이 암호화폐 말고 어디에 쓰이는데?”
좋은 질문입니다! 블록체인은 암호화폐를 넘어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어요.
1. 금융 서비스
국제 송금이 가장 대표적입니다. 기존에는 은행을 거쳐서 며칠 걸리고 수수료도 비쌌는데, 블록체인을 이용하면 몇 분 만에 저렴하게 보낼 수 있어요.
리플(Ripple) 같은 프로젝트가 이런 분야에 특화되어 있습니다.
2. 공급망 관리
제품이 생산되어 소비자에게 도달하기까지의 모든 과정을 블록체인에 기록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명품 가방이 정품인지 확인하거나, 유기농 식품이 진짜 유기농인지 검증할 수 있어요. 모든 이동 경로가 블록체인에 투명하게 기록되니까요.
3. 의료 기록
환자의 의료 기록을 블록체인에 저장하면, 병원을 옮겨도 안전하게 기록을 공유할 수 있습니다. 개인정보는 암호화되어 있고, 환자가 직접 접근 권한을 관리할 수 있어요.
4. 부동산 거래
부동산 등기를 블록체인으로 관리하면, 위조나 사기를 방지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일부 국가에서는 이미 시범 운영 중이에요.
5. 투표 시스템
블록체인 기반 투표 시스템을 만들면, 투표 조작이 불가능하고, 결과도 투명하게 공개됩니다. 신뢰도 높은 민주주의 시스템을 만들 수 있죠.
6. NFT (대체 불가능한 토큰)
디지털 아트, 게임 아이템, 부동산 등을 블록체인에 등록해서 소유권을 증명할 수 있습니다. 요즘 NFT가 인기를 끄는 이유도 블록체인 기술 덕분이에요.
블록체인의 한계와 과제
블록체인이 완벽한 기술은 아닙니다. 몇 가지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있어요.
1. 확장성 문제
비트코인은 초당 약 7건, 이더리움은 약 15건의 거래만 처리할 수 있습니다. 반면 비자카드는 초당 수만 건을 처리하죠.
대중화되려면 처리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여야 하는데, 이게 쉽지 않습니다. 이를 확장성 문제(Scalability Problem) 또는 트릴레마(Trilemma)라고 해요.
2. 에너지 소비
특히 작업 증명(PoW) 방식은 엄청난 전기를 소비합니다. 비트코인 네트워크가 소비하는 전기가 작은 나라 하나의 전력 소비량과 맞먹는다고 하니까요.
환경 문제로 지적받는 부분입니다.
3. 규제 문제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에 대한 법적 규제가 나라마다 다르고, 아직 명확하지 않습니다. 이게 대중화의 걸림돌이 되고 있어요.
4. 사용자 경험
일반인이 사용하기에는 아직 어렵습니다. 개인 키를 잃어버리면 복구가 불가능하고, 거래를 잘못 보내도 되돌릴 수 없거든요.
더 쉽고 안전한 인터페이스가 필요합니다.
블록체인의 미래
그럼에도 블록체인은 미래를 바꿀 기술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웹3.0(Web 3.0)이라는 개념도 블록체인 기반입니다. 기존 인터넷이 소수의 대기업이 통제하는 구조였다면, 웹3.0은 사용자가 직접 소유하고 통제하는 인터넷을 지향해요.
또한 메타버스, 디파이(DeFi, 탈중앙화 금융), DAO(탈중앙화 자율 조직) 등 새로운 개념들이 모두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10년, 20년 후에는 블록체인이 우리 일상에 깊숙이 들어와 있을 거예요. 마치 지금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처럼 말이죠.
마치며
오늘은 블록체인의 기본 개념부터 작동 원리, 활용 사례까지 살펴봤습니다.
정리하자면:
- 블록체인은 분산 원장 기술입니다
- 탈중앙화, 투명성, 불변성, 보안성이 핵심 특징입니다
- 암호화폐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 활용됩니다
-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있지만, 미래 가능성은 무궁무진합니다
블록체인을 이해하니 코인이 왜 혁신적인지 감이 오시나요? 중앙 기관 없이도 신뢰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는 게 정말 놀랍죠.
다음 글에서는 이더리움과 스마트 컨트랙트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블록체인이 단순히 돈을 전송하는 것 이상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배워볼 거예요!
궁금한 점이 있거나 더 알고 싶은 내용이 있다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함께 공부해나가요! 😊
다음 글 예고: 3) 이더리움과 스마트 컨트랙트 - 블록체인의 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