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이더리움과 스마트 컨트랙트 - 블록체인의 진화


지난 두 글에서 코인과 블록체인의 기본 개념을 배웠죠? 그런데 사실 블록체인은 단순히 돈을 주고받는 것 이상으로 훨씬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오늘 소개할 이더리움(Ethereum)이 바로 그 가능성을 열어준 주인공이에요. 비트코인이 ‘디지털 금’이라면, 이더리움은 ‘블록체인 위의 컴퓨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컴퓨터라고? 무슨 말이야?”라고 하실 텐데요. 차근차근 알아보면 정말 신기하고 재미있답니다!

이더리움이란?

이더리움(Ethereum)은 2015년에 비탈릭 부테린(Vitalik Buterin)이라는 러시아계 캐나다 프로그래머가 만든 블록체인 플랫폼입니다. 당시 그의 나이가 21살이었다니, 천재는 달라도 다르죠?

비트코인이 나온 지 6년 후에 탄생한 이더리움은 비트코인의 기술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훨씬 더 많은 기능을 추가했어요.

비트코인 vs 이더리움

둘의 차이를 쉽게 비교해볼까요?

비트코인:

  • 목적: 디지털 화폐, 가치 저장 수단
  • 기능: 송금과 거래만 가능
  • 비유: 계산기 (특정 기능만 잘함)

이더리움:

  • 목적: 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 플랫폼
  • 기능: 송금 + 프로그래밍 가능한 스마트 컨트랙트
  • 비유: 스마트폰 (다양한 앱을 설치해서 여러 기능 수행)

비트코인이 ‘디지털 돈’에 집중했다면, 이더리움은 ‘블록체인 위에서 프로그램을 실행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었습니다.

이더(Ether, ETH)

이더리움 네트워크에서 사용되는 암호화폐를 이더(Ether, ETH)라고 부릅니다. 비트코인이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화폐인 것처럼, 이더는 이더리움 네트워크의 화폐예요.

이더의 역할:

  1. 네트워크 수수료(가스비) 지불
  2. 가치 저장 및 송금
  3. 스마트 컨트랙트 실행 비용 지불

현재 이더리움은 비트코인 다음으로 시가총액이 큰 암호화폐입니다.

Ethereum blockchain

스마트 컨트랙트란?

이더리움의 핵심 혁신이 바로 스마트 컨트랙트(Smart Contract)입니다.

스마트 컨트랙트를 한마디로 정의하면: “조건이 충족되면 자동으로 실행되는 계약”

실생활 예시로 이해하기

자판기를 생각해보세요. 자판기는 일종의 스마트 컨트랙트입니다.

  1. 조건: 1,000원을 넣고 콜라 버튼을 누른다
  2. 실행: 자동으로 콜라가 나온다

중간에 사람이 개입할 필요가 없죠. 조건만 맞으면 자동으로 실행됩니다. 스마트 컨트랙트도 똑같은 원리예요.

전통적인 계약 vs 스마트 컨트랙트

좀 더 복잡한 예를 들어볼까요? 부동산 거래를 생각해봅시다.

전통적인 방식:

  1. 계약서 작성
  2. 변호사, 공인중개사 등 중개인 필요
  3. 은행 방문, 서류 작업
  4. 등기소에서 소유권 이전
  5. 며칠~몇 주 소요, 수수료 비쌈

스마트 컨트랙트 방식:

  1. 코드로 계약 조건 작성
  2. 구매자가 돈을 송금하면
  3. 자동으로 소유권이 이전됨
  4. 몇 분 안에 완료, 수수료 저렴

물론 현실에서는 법적 규제 문제가 있지만, 기술적으로는 가능하다는 게 중요합니다.

스마트 컨트랙트의 작동 원리

스마트 컨트랙트는 프로그래밍 언어로 작성됩니다. 이더리움에서는 주로 솔리디티(Solidity)라는 언어를 사용해요.

간단한 예시

실제 스마트 컨트랙트가 어떻게 생겼는지 간단한 예를 보여드릴게요. (코딩을 몰라도 괜찮아요, 개념만 이해하시면 됩니다!)

만약 (A가 B에게 100 이더를 보낸다면) {
    B의 계좌에 100 이더 입금
    A에게 디지털 부동산 소유권 전송
}

이런 식으로 조건과 실행 내용을 코드로 작성합니다. 이 코드는 이더리움 블록체인에 올라가고, 조건이 충족되면 자동으로 실행돼요.

스마트 컨트랙트의 특징

  1. 자동 실행: 조건만 맞으면 사람의 개입 없이 자동으로 실행됩니다.

  2. 불변성: 한번 블록체인에 올라간 계약은 수정이나 삭제가 불가능합니다. (이게 장점이자 단점이기도 해요)

  3. 투명성: 모든 사람이 스마트 컨트랙트 코드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4. 신뢰 불필요: 중개자나 제3자를 믿을 필요가 없습니다. 코드가 정확히 작성된 대로 실행되니까요.

  5. 비용 절감: 중개 수수료가 없거나 매우 저렴합니다.

가스(Gas) 개념

이더리움을 이해하려면 가스(Gas) 개념을 알아야 합니다.

스마트 컨트랙트를 실행하려면 이더리움 네트워크의 컴퓨팅 파워를 사용해야 해요. 이때 드는 비용을 가스라고 합니다.

자동차를 운전하려면 휘발유가 필요하죠? 마찬가지로 스마트 컨트랙트를 실행하려면 ‘가스’가 필요합니다.

가스비가 결정되는 방식

가스비는 두 가지 요소로 결정됩니다:

  1. 가스 사용량: 컨트랙트가 얼마나 복잡한가? (복잡할수록 많은 가스 필요)
  2. 가스 가격: 네트워크가 얼마나 혼잡한가? (혼잡할수록 가격 상승)

예를 들어, 단순 송금은 가스를 조금만 쓰지만, 복잡한 게임 아이템 거래는 가스를 많이 써요.

네트워크가 혼잡할 때는 가스비가 엄청 비싸질 수 있습니다. 이게 이더리움의 고질적인 문제 중 하나예요. (나중에 설명할게요)

스마트 컨트랙트의 활용 사례

스마트 컨트랙트가 실제로 어디에 쓰이는지 알아볼까요?

1. DeFi (탈중앙화 금융)

디파이(DeFi, Decentralized Finance)는 스마트 컨트랙트의 가장 성공적인 활용 사례입니다.

전통 금융에서는:

  • 은행에서 대출받기
  • 증권사에서 주식 거래
  • 보험사에서 보험 가입

디파이에서는:

  • 스마트 컨트랙트로 자동 대출
  • 탈중앙화 거래소(DEX)에서 거래
  • 스마트 컨트랙트 기반 보험

중개 기관 없이 모든 게 자동으로 이루어집니다. 대표적인 디파이 프로젝트로 유니스왑(Uniswap), 에이브(Aave) 등이 있어요.

2. NFT (대체 불가능한 토큰)

요즘 핫한 NFT도 스마트 컨트랙트로 만들어집니다.

NFT는 디지털 자산의 소유권을 증명하는 토큰이에요. 디지털 아트, 음악, 게임 아이템 등 뭐든 NFT로 만들 수 있습니다.

스마트 컨트랙트를 사용하면:

  • 원작자에게 자동으로 로열티 지급
  • 소유권 이전이 투명하게 기록됨
  • 위조나 복제가 불가능

3. DAO (탈중앙화 자율 조직)

DAO(Decentralized Autonomous Organization)는 스마트 컨트랙트로 운영되는 조직입니다.

전통적인 회사는 CEO와 이사회가 결정을 내리죠. 하지만 DAO는 구성원들이 투표로 모든 것을 결정하고, 그 결정이 스마트 컨트랙트로 자동 실행됩니다.

예를 들어, DAO로 만든 투자 펀드가 있다면:

  1. 구성원들이 어디에 투자할지 투표
  2. 과반수가 찬성하면 자동으로 투자 실행
  3. 수익도 자동으로 분배

4. 공급망 관리

제품이 생산되어 소비자에게 도달하기까지의 모든 과정을 스마트 컨트랙트로 추적할 수 있습니다.

예: 명품 가방이 정품인지 확인

  • 제조 단계에서 스마트 컨트랙트 생성
  • 각 유통 단계마다 기록
  • 소비자는 블록체인에서 전체 이력 확인 가능

5. 게임과 메타버스

블록체인 게임에서는 게임 아이템이 진짜 자산이 됩니다.

엑시 인피니티(Axie Infinity) 같은 게임에서는:

  • 게임 캐릭터가 NFT
  • 아이템 거래가 스마트 컨트랙트로 처리
  • 게임을 하면서 실제로 돈을 벌 수 있음 (Play-to-Earn)

Smart contract applications

이더리움 2.0 - 더 나은 미래로

이더리움에도 문제가 있었습니다. 대표적으로:

  1. 느린 속도: 초당 약 15~30건의 거래만 처리 가능
  2. 높은 가스비: 네트워크가 혼잡하면 수수료가 수십 달러까지 상승
  3. 높은 전력 소비: 작업 증명(PoW) 방식의 한계

이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이더리움은 대대적인 업그레이드를 진행했습니다. 바로 이더리움 2.0이에요.

가장 큰 변화: PoS로 전환

2022년 9월, 이더리움은 작업 증명(PoW)에서 지분 증명(PoS)으로 전환했습니다. 이를 ‘더 머지(The Merge)‘라고 불러요.

PoW (작업 증명):

  • 채굴자들이 복잡한 수학 문제를 풀어서 블록 생성
  • 엄청난 전력 소비
  • 느린 속도

PoS (지분 증명):

  • 코인을 많이 보유한(지분이 큰) 사람이 블록 생성 권한 획득
  • 전력 소비 99.95% 감소
  • 더 빠르고 효율적

샤딩(Sharding)

앞으로 이더리움은 샤딩(Sharding)이라는 기술도 도입할 예정입니다.

샤딩은 블록체인을 여러 조각(샤드)으로 나눠서 병렬 처리하는 기술이에요. 마치 고속도로 차선을 늘리는 것과 비슷합니다.

이게 도입되면 처리 속도가 수천 배 빨라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더리움의 경쟁자들

이더리움이 워낙 성공하다 보니, 비슷한 플랫폼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1. 바이낸스 스마트 체인 (BSC)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가 만든 블록체인입니다. 이더리움과 호환되면서도 더 빠르고 저렴해요.

2. 솔라나 (Solana)

초당 수만 건의 거래를 처리할 수 있는 초고속 블록체인입니다. “이더리움 킬러”라고 불리기도 해요.

3. 카르다노 (Cardano)

학술 연구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블록체인으로, 에너지 효율성이 뛰어납니다.

4. 폴카닷 (Polkadot)

서로 다른 블록체인들을 연결하는 ‘블록체인의 인터넷’을 목표로 합니다.

하지만 이더리움은 여전히 가장 큰 생태계와 개발자 커뮤니티를 가지고 있어요. 선발 주자의 이점이 크죠.

스마트 컨트랙트의 한계와 위험

스마트 컨트랙트가 완벽한 건 아닙니다.

1. 코드 버그

코드에 버그가 있으면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블록체인에 한번 올라간 코드는 수정이 불가능해요.

실제로 2016년에 The DAO 해킹 사건이 있었습니다. 스마트 컨트랙트의 버그를 이용해 해커가 약 600억 원을 탈취했죠. (나중에 하드포크로 되돌렸지만)

2. 법적 불확실성

스마트 컨트랙트의 법적 지위가 아직 명확하지 않습니다. 문제가 생겼을 때 누가 책임질까요?

3. 프라이버시 문제

모든 스마트 컨트랙트가 공개되어 있어서, 프라이버시가 완전히 보장되지 않습니다.

4. 오라클 문제

스마트 컨트랙트는 블록체인 밖의 정보를 직접 가져올 수 없습니다. 날씨, 주가 등 실제 세계 데이터가 필요할 때는 오라클(Oracle)이라는 중개 서비스가 필요한데, 이게 탈중앙화를 해칠 수 있어요.

마치며

오늘은 이더리움과 스마트 컨트랙트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정리하자면:

  • 이더리움은 스마트 컨트랙트를 실행할 수 있는 블록체인 플랫폼입니다
  • 스마트 컨트랙트는 조건이 맞으면 자동으로 실행되는 계약입니다
  • DeFi, NFT, DAO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됩니다
  • 이더리움 2.0으로 업그레이드되면서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변했습니다
  •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들도 있습니다

블록체인이 단순히 돈을 보내는 것을 넘어, 프로그램을 실행하고 계약을 자동화할 수 있다는 게 정말 혁신적이죠? 이더리움과 스마트 컨트랙트 덕분에 우리는 지금 웹3.0 시대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실제로 어떻게 암호화폐를 구매하고 보관하는지, 암호화폐 지갑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이론만 알고 있기보단 실제로 사용해보는 것도 중요하니까요!

궁금한 점이나 더 알고 싶은 내용이 있다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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